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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2020. 10. 15. 16:54

 

2020 청년예술活성동

[인터뷰+] 성동이 묻고, 예술가가 답한다. #4 미디어,시각예술 작가 - 류지영, 이원경

 성동구 청년예술단  2020. 8. 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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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미디어, 시각예술 작가

 

 

류지영, 이원경

왼쪽부터 작가 류지영, 작가 이원경_사진 성예원

리는 시각 예술을 하는 작가의 작업실에서 두 분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들의 공간이어서 였을까? 더욱 친숙한 분위기에서 예술가로서의 가치관, 인생관, 그리고 어떻게 성동구를 만나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류지영 작가

저는 사진으로 공공미술과 개인 창작을 병행하는 작가고요. 지금은 ‘R3028’이라는 문화예술단체 소속으로 관련 사업들을 촬영하고 미술 교육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원경 작가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이사장이자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 6호 공용 작업실을 운영하며 산림동 철의 골목에서 골목길 미관 개선 사업을 중심으로 기획 및 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성동구에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이원경 작가

중구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참 많은데, 그 밖에 더 많은 예술가가 있다는 걸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제가 사는 지역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부분이 채워지지 않고 어느 정도 한계치가 있다 보니까,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본 셈인데 그게 바로 성동구 주최의 두모포 축제에 작가로 지원을 하게 된 것이었어요. 가볍게,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내본 거죠. 그런데 작가로 선정되면서 원래 하던 캐릭터 작업을 올댓 스토리라는 회사와 협업하며 좀 더 발전시키게 되었죠. 이후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조금 더 견고해질 수 있었어요.

류지영 작가

소개를 통해서 우연히 성수 콘텐츠 100선이라는 촬영 외주를 하게 됐거든요. 그 일 이후 성동구에 대한 인식도 생기고, 왕래가 생기고, 관련 일거리도 생기고... 그리고 주변에 기획자들이 참 많거든요? 어느 날 새로운 기획이 있으면 같이 하자고 제안을 계속해 줬어요.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촬영이나 전시나 투어 등을 함께 하는 식으로 하나씩 활동이 쌓였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류지영 작가

작년까지만 해도 일의 비중이 ‘R3028’(문화기획단체) 활동 60%, 개인 프리랜서 활동 40% 정도였는데, 코로나가 왔잖아요? 원래 일들이 취소되면서 60~70%가 줄었고, 오히려 평소 비중이 적었던 미술교육 활동이 올해는 많아졌어요. 유학원에서 고등학생들 미술을 봐주고, 중구청에서 예술교육 공모가 있어 지원을 하고... 제가 교육 일을 이렇게 많이 하게 줄 몰랐거든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했던 사진 작업을 조금 정리하고 싶은 단계에 있어요. 원래는 그림을 오랫동안 그렸거든요. 대학교 때 사진예술을 접하고 지금까지 사진 작업만 하게 됐는데, 다시 반대로 돌아가고 싶어졌어요. 제가 디지털카메라로만 작업하다 보니까 출력물이라든지 전시라든지 어떤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작업이 컴퓨터 안의 파일 덩어리일 뿐이잖아요. 그 파일들을 물질화 시키면서 올해에 사진 작업을 일단락 짓고, 다시 그림을 하고 싶어요.

이원경 작가

전시 일정을 앞둔 사진작가님께 공유 작업실 공간을 대관하고 도움을 드렸어요. 도움이라 표현을 했지만 실은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한 사람이 목표를 정하고 계획하고 나아가는 과정을 지원하고 바라보는 것이 일상에 소소한 행복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지난해 성동 두모포 축제 때 작가 지원해 주신 올댓 스토리의 PD님의 연락을 받았어요. 코로나로 인해 큰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작년에 협업했던 캐릭터 이미지 사용권에 대해 미리 협의해 주시고 다시 연락을 주셔서 감동받았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을지로 골목길 작업실에서 만들어낸 콘텐츠를 외부로 내보이고 싶고, 관광산업 등에 접목해보려고 해요.

성동구에서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류지영 작가

기억에 남는 곳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대림창고가 아닐까... 가장 최근에 접점이 있었으니까요. 사실 대림창고하면 높은 인지도에, 그만큼 웬만한 갤러리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곳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그게 사실인 것과 별개로 뜻밖의 기회가 통하는 곳이기도 하구나 싶었어요.(기획을 계기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었음) 사실 공간이 너무 크고 투박하고, 원래는 카페이니까 아무래도 전시 꾸리는 데에 제한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전시 결과물도 생각 이상으로 잘 나왔고, 뭔가 이런 좋은 기억들이 많다 보니 바로 떠오른 것 같네요.

이원경 작가

대림 창고. 사실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카페의 장식품처럼 보일까 봐 걱정도 되었고요. 전시 작품들이 도시공간과 지역에 대한 이슈를 담은 작품들이 많았는데 저는 이것들이 입체적인 아카이브 기록물이라 생각해 왔거든요. 결과적으로 을지로와 같이 도시재생의 이슈를 공유하고 있는 성수동의 카페 내 갤러리 공간 안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게 특별했어요. 특히 이사님이 전시 공간을 제공해 주시고 ’자유롭게 해라.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해서 정말 마음대로 제가 만들어온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볼 수 있게 되었죠. 큰 공간에서 전시해본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무엇보다 그곳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을지로의 조명 축제 라이트웨이에서부터 파생되어서 의미 깊어요. 제가 기획했던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신 큐레이터님이 빛이라는 주제를 더욱 탐구하여 기획을 완성하고 초대해 주신 거거든요. 대림창고에 가는 일차적인 목적이 작품 관람이 아니란 걸 알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복합문화공간이라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만큼 충분히 매력 있다고 생각했어요.

 

 

성수동 대림창고 갤러리 기획전시 왼쪽부터 이원경 작가 전시작, 류지영 작가 전시작


이거는 내가 늙어서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하게 된 거예요.

- Q. 사진예술을 하는 이유 中

류지영 작가

 

 

인터뷰하는 작가 류지영_촬영 안태현

류지영 작가님은 어떤 작업을 하고 싶으세요?

류지영 작가

 

마감이요. 올해 제가 제안했던 프로젝트 중에 사진과 물성이라는 게 있어요. 원래 사물을 위주로 사진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이미지로서 ‘물질’이라는 것을 더욱 파고들려는 취지를 담았거든요. 그래서 사진을 물질화하는 방법으로 철이나 나무, 아크릴 같은 물건들을 종이 대신 사용한다고 해야 하나? 항상 종이나 액자에서 좀 벗어나는 사진 작업을 하고 싶다 생각했거든요. 아무튼 올 초에 그런 계획이 있었고요. 그리고 책 만드는 거 하고 싶어요. 독립출판이라기보다는 그냥 사진집이나 아트북의 형태로, 제가 자료로만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을 어떤 묶음으로 완성을 하고 싶어요.

사진 예술을 접하게 된 과정 그리고 사진이 주는 매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류지영 작가

제가 그림만 그리면서 대학을 다닐 때, 먹물이 번질 때의 모양을 가지고 작업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그 비주얼이 너무 미세하다 보니까 그 자체로는 전시에는 어울리지가 않는 거예요. 무슨 현미경으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어떻게 이 비주얼을 똑같이 전달할까 생각하다가 번진 자국을 스캔으로 뜨거나 사진으로 찍어서 사이즈를 늘렸거든요. 그 방법은 효과적이었고, 그 이후부터 사진을 점점 더 찍게 되었어요. ‘내가 보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당시 카메라 따지지 않고 핸드폰이든 똑딱이든 손에 든 걸로 일단 찍고 봤는데, 그렇게 모은 사진 이미지들이 작품 활동과 연결이 잘 되어서 계속 이어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그림과 사진을 하는 이유가 똑같은데, 바로 할머니가 되어서도 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거예요. 내가 기력이 없거나 계획이 없거나 장비가 없어도 즉흥적으로 혼자서 얼마든지 할 수 있겠다 싶은 작업들을 고른 거 거든요. 눈 뜰 힘과 손가락 움직일 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술? ‘이거는 내가 늙어서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하게 된 거예요.

사진작가로서 성동구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관광지로는 어떤 곳이 있을까요?

류지영 작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일단 거리. 제가 ‘성수 콘텐츠 100’ 촬영을 하기 전에 동네 투어를 한 번 따라갔었거든요. 그때 성수동 벽돌집이라든지 서울숲으로 연결된 골목이라든지 공업사들 사이에 특징 있는 가게들이 숨어있는 거리 등을 다녔는데, 그냥 그 자체로 독특하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거리’라고 묶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성수 판화 공방(PARC)'이요. 지인을 통해서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거든요. 역사가 오래되어 보이는 판화 장비들이나 여기저기서 보이는 각종 판화 작품들, 그리고 안에 꽤 큰 갤러리도 있어요. 뭔가 전문적 문화적 아우라가 가득한 공간이에요.

 

 

사진을 주제로 작업을 많이 하셨는데, 특별한 사물이 있다면?

류지영 작가

백열등 필라멘트요. 지금 보면 오래된 느낌에, 열기도 노골적이고, 유리는 위태로워 보이고, 그런데 눈에 박히는 인상은 LED보다 훨씬 강렬해요. 제 딴에는 졸업 이후 지역 예술 활동을 처음 하면서 ‘참 이곳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생각한 사물이라 애착이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갖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다시금 느끼고 싶어서 이쪽에 오게 된 것 같아요

- Q. 예술을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中

이원경 작가

 

이원경 작가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술교육을 하고 있다

이원경 작가님은 거리나 골목에 관련한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이원경 작가

 

20대 초반에 타즈매니아 섬에서 지냈을 때 기분이 별로였던 날도 예술적으로 잘 가꾸어진 길을 지나 집에 들어가면 좋은 감정이 이어졌던 경험을 한 적 있어요. 도시재생이 계기로 현재 작업실이 있는 을지로의 골목과 길을 작업 주제로 삼게 되었을 때 저는 이곳을 통과해서 집으로 간다 라는 걸 계속 생각했던 거 같아요. 주변 기술 장인 사장님들 셔터를 캔버스로 동료 작가들과 아트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갔는데 이후에도 계속 지나가는 사람들이 포토 존으로 많이 활용하게 되면서 이미지로 하는 인터랙티브한 소통에 흥미를 느꼈어요. 무엇보다 내가 기분이 좋으려고 시작했기 때문에 긴 프로젝트를 나름대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캔버스가 작으면 작게 그리잖아요. 근데 길에다가 뭘 한다 그러면 훨씬 넓은 측면에서 상상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처음부터 테두리 쳐져 있는 게 아니니까 스케일을 크게 상상해보죠. 두모포 축제에 설치했던 붕어빵 고양이 4m 풍선도 이미 머릿속으로는 수백 번 완성되었다 없어진 작품이에요.

 

예술을 잠시 내려놓은 계기와 다시 돌아온 계기

이원경 작가

대학 졸업 이후 어디서 살아야 할지 리서치 하다 을지로 쪽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예술대학을 졸업하긴 했지만 차라리 다른 걸 해봐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예전부터 워낙 주변에 뛰어난 예술가 친구들이 많았었기 때문일까요. 예술로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거 같아요. 그래서 빨리 그만두고 다른 걸 하려고 한 건데 다른 일을 할 때도 나름대로 만족하고 잘 살았어요. 그렇지만 마음속 깊이 갈망하던 것이 늘 있었던 거 같아요. 긴 시간 주로 혼자 혹은 스태프나 손님들과의 접촉만 있다 보니 주변인들과 의미 있는 대화 자체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죠. 그런데 예술가 친구들을 만나면 별별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본질적인 것에 대한 탐구, 예술가들이 갖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을지로 쪽에 여전히 있게 된 거 같아요.

 

예술가로써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했던 모습이 보이는데, 작가님에게 도시란?

이원경 작가

도시는 하나의 커다란 기계 같아요. 가끔 도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스케치하는데 점점 단순화 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치 하나의 기호처럼. 그렇게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뭘 해야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며 사회적 인간이 되는 것 같아요. 모던 타임스의 장면들이 떠오르죠? 근데 더 이상 그 영화를 떠올리는 것도 지겨워요. 이미 그 영화도 엄청 오래된 거잖아요. 그냥 급변하는 사회에 너무 빨리 적응하지 않고 최대한 현실 세계에서 모두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요.

이원경 작가의 두모포축제 참여작 '붕어빵 고양이'

류지영 작가 소개

<성동구청 지식공유 포럼>

<성수 콘텐츠 100선>

<대림창고 기획전 - '희휘랑요'>

등 다수

이원경 작가 소개

<성동문화재단 지식공유 포럼> - 지역 문화정책과 거버넌스의 역할

<성동구청 두모포 벌룬 아트>

<대림창고 기획전 - '희휘랑요'>

등 다수


장소 협조_ 을지천체

취재/ 촬영_ 안태현, 성예원

작업 및 관련 사진제공_이원경, 류지영

※ 본 콘텐츠의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지합니다.


#성동문화재단#인터뷰#이원경#류지원2020 청년예술活성동

 

[인터뷰+] 성동이 묻고, 예술가가 답한다. #5 나와 관계하는 것을 해석하는 - 작가 임폴

 성동구 청년예술단  2020. 8. 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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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나와 관계하는 것을 해석하는

 

작가

임폴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작업을 해야 일이 아닌 정말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Q. 작업을 해나가면서 잃고 싶지 않은 정체성은 어떤 게 있을까요? 中

작가 임폴

깔을 각자 의미하는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같은 색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을 줄 수도 있고, 또 시원함 혹은 청량감을 줄 수도 있다. 색이 주는 기억들, 특수성들 생각들 그리고 파생되는 감각들을 시각화한 예술가가 있다. 그는 최근 '파랑, 새'라는 전시에서 자신이 감각한 파란색을 표현했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저는 본명보다는 활동명을 쓰고 있는데요. 그 활동명은 임폴이고 시각 작업을 베이스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공간, 사물, 몸을 관계하는 거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주로 일상 속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으시는데, 작업의 영감은 어떻게 떠올리세요?

물건들이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생산되고 소비되는 사물이잖아요. 그런 사물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제가 다시 재생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것을 본래 쓰이는 방식대로 쓰이면서 조금 더 내 생각을 굳히거나, 아니면 원래 만들었던 의도와 다르게 생각한다든지. 이게 저의 작업으로 전이되는 느낌이 좋았거든요. 예술가도 일상성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사람이잖아요 그 일상 안에서 깊게 들어가는 작업도 있겠지만. 일상에서의 간단하게 드는 생각이라든지 아이디어 스케치가 공간이나 사물이나 몸을 통해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누군가 만들어놓은 물건을 제가 선택해서 그 선택된 거에 재미있는 생각을 덧붙여서 하는 작업. 그래서 사물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그리고 이런 작업을 하지 않으면 일상이 똑같이 반복되잖아요. 그런 반복을 지루함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게 제 성격인 것 같아요. 똑같은 걸 계속하는 걸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걸 깨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형식의 작업도 있으시지만, 머리카락이나 광고지, 줄자, 에어컨, 안경과 같이 독특한 재료를 활용한 작품들도 많은데, 재료를 선택할 때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시나요?

그것들이 공간이거나, 사물이거나, 제 몸에서 나오는 것들이거든요. 머리카락도 신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거잖아요. 그거를 모아서 버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걸 가지고 어떤 형태를 만들거나 가공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고. 머리카락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얇고 긴 형태를 띠고 있잖아요. 이거는 온도나 힘을 가하면 변형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재료가 될 수 있거든요. 종이 위에 선을 치는 것처럼 기존에 가지고 있는 선을 가지고 조형으로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되고, 또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물건이나 재료를 구입해서 가공해서 작업한 것보다는 좀 더 맞닿아있고. 그걸 통해서 생각할 수 있는 단서로 느껴지는 거죠. 제 몸에서 떨어져 나온 거고 제가 저의 일부를 보는 느낌도 있고. 어찌 보면 저와 가까운 사물인 거죠.

제가 전시를 하게 됐을 때 공간을 많이 생각하고. 전시장 공간을 많이 생각하거든요. 일상에서는 저의 공간에서는 작업을 하지 않아요. 근데 전시장은 또 다른 공간이고 저한테는 새롭고, 생경한 공간인데, 작업이 공간으로 옮겨갔을 때 어떻게 관계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부분이에요. 똑같은 핸드폰이라도 이방에서 여기에 어떻게 놓이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는 거잖아요, 어떤 조명이냐 어떤 언어냐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간도 중요하고 그 공간에 있는 사물도 굉장히 중요해요. 에어컨 같은 경우는 가져다 놓은 건 아니고 그 공간에 에어컨이 있었고. 그 에어컨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나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맞닿아서 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기존에 있는 사물이나 공간에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이런 것들을 계속 비슷한 것들이 붙을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것도 붙을 수 있고 그거를 계속 고민하면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완전히 완성된 형태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언가가 예술가가 처음과 끝을 정해와서 여기까지 됐어라고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누군가가 의해 바뀔 수 있고. 제가 만들어 놔도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덧대어서 과정으로 흘러가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약간 변화의 조짐이 있죠.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하실 계획인지

개인작업으로는 관심 갖고 있는 몸이나 공간이나 사물 이런 것들을 계속 발견하고 기록해나가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미 끝난 형태의 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또 그 주제에서 어떤 걸 관심을 갖고 될 것인지 지속적으로 또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전시를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게 1년마다 제가 변화하는 과정들을 전시로 통해서 보면서 '아 내가 작년에 이런 걸 더 집중했었고, 올해는 이런 걸 좀 더 집중해 있구나'라는 걸 볼 수 있거든요. 그런 기록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전시를 풀어내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저는 규정될 수 없겠지만 이전 작업에서는 되게 가볍게 나온 것들이 다음 작업에는 굉장히 중요하게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저가 저를 보는 방식 같아서 그런 것들을 잘 1년 동안 잘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작업을 해나가면서 잃고 싶지 않은 정체성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제가 갖고 있는 정체성이 많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굉장히 극적인 부분이 있어요. 굉장히 소극적인 부분과 어떤 부분에서 정말 다른 사람 오! 정말 그렇게 했어라고 물을 정도로 반대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이 정체성들이 동시에 켜지면 제 안에서는 혼란이 올 수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순차적으로 나의 모습들을 제가 지켜봐 주는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하나는, 제가 간직하고 싶어 하는 거는 뭔가 순수성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많이 예술가들이 사회활동도 많이 하고 뭔가 음… 저는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작업을 해야. 뭔가 일이 아닌 정말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언가에 수동적으로 만들어져있는 상태에 놓이게 되잖아요 그거에 너무 따라가지 않고 제 방식 나의 사이클을 잘 지키는 예술가다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하는 작가 임폴_촬영 성예원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협업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협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협업이 원래의 형태로는 예술가들을 각자도생이 컸던 것 같아요. 근데 각자도생 이라는게 예술가가 무언가를 작업하는데 있어서 지금은 시대가 굉장히 많이 바뀌었고 예술가가 어떤 혼자의 정체성으로 살아가기에는 소통하는 데에 있어서 구조적으로 좁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같은 생각을 가진 예술가들이 같이 작업을 해서 다양성, 다양함 등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일례로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걸 협업을 통해서 풀어내는 것 같아요.

제 예술가의 정체성 중에 하나가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보는 걸 지향을 하고 그걸 통해서 어떤 의미들을 찾아내는 작업들을 많이 해요. 지금 똑같이 살아가는 시대를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적으로 구조화된 틈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묻는다면, 예술가들이 다양한 협업이나 방법들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작업을 협업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협업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관심은 같지만 다른 장르의 사람이 만나서 뭔가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만난 것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만나서 어떤 프로세스적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작업도 있는데. 이 두 가지 형태도 예술가들한테 굉장히 큰 자생력을 주는 활동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 끊임없는 질문,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답이 없는 질문을 스스로 생각하다 보면. 매몰되거나 구덩이를 파서 들어갈 수 있는데, 그걸 누군가가 물어봐 주고 혹은 나에 대해서 누군가가 이야기해 줄 수 있고 그런 걸 작업이라는 형태나 자기만의 구조를 만들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요.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정도의 신뢰가 있다면 협업을 통해서 더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죠.

협업할 수 있는 작가를 결정하거나 만나게 되는 방법은 어떤것이 있을까요?

주제는 같더라도 방식이 다르면 더 좋은 것 같아요. 정체성이 겹치면 경쟁하는 구도가 돼요. 왜냐하면 협업은 계속해서 더해지거나 기본 틀 안에서 굳혀져야 하는데, 똑같은 정체성의 상황에서 만나면 누구의 것도 알 수 없는 그러면서도 자기 걸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정확한 표현을 하지 못하고 완전히 똑같은 건 두 명이 있을 필요가 없는 거죠. 조금은 다른 지점이 있어야 거기에서 뭔가 더해지거나 시너지를 내거나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너무 같은 건 협업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작가분이랑 전시를 진행할 때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협업의 요소 중 시간이 있거든요. 물론 관심사가 같으면 개별적인 작업을 해서 어느 시점에 만날 수도 있지만. 협업하는 그 순간부터 계속 무언가 생각들을 서로 나누고 시간에 따라 이뤄지고 그 시간에 뭔가 타임라인이 촘촘해야 그 과정 안에서 서로가 느끼는 게 많아지는데. 그렇죠 너무 바쁜 사회이다 보니까 협업이라고 해놓고,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작거나 생각을 나눌 수 있는데 분위기 자체가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 이런 권위적인 구조로 확 가버리면 그때부터 협업이 아닌 거예요. 서로가 동등한 상태에서 뭔가 계속 쌓아와야 하는데, 누군가가 쌓아놓고 날 따라와 하면 그건 협업이 아니라 권위라고 생각해서 서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거에 대해서 같이 맞춰서 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협업은 작가의 또 다른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여기 안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는 없고, 내가 가진 것 중에서 그 사람과 만났을 때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는 거라 그 사람이 부족하거나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같이 맞춰서 하는 과정도 필요하고 또 생각도 어떤 것을 갖고 있다면 덜어내서 이런 부분을 받아들일 공간을 비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 있어서 꽉 채워진 무언가가 아닌 여유 있어야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 서로 생각들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로 하는데 그게 시간성이라는 거.. 시간성이 없으면 공간성도 필요하지 않은 거예요. 만나지 않으면 전화로는 한계가 있고.

요즘 코로나 시대라서 매일 컴퓨터를 화상회의 때문에 들고 다니는데. 이거는 시각적인 정보만 주지 아무런 감동이나 진동이 없어요,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을 때에 그냥 정말 시각으로 지나가는 무엇이지 왔다 갔다 교차하는 게 없고 울림이 없어요.

추후에 협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어떤 작가와 하고 싶으세요?

저와는 다른 지점을 갖고 있는 작가를 만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 차이들이 생겨나는 거 그 차이가 그 사람들의 격차가 아니라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차이? 똑같은 이전 거라도 누가 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사람만의 방식으로 기회를 풀어가는 걸 하고 싶은데, 이제 내 스스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만 쓸 수가 있으니까 협업을 했을 때 그 사람을 만나고 있을 때 과정들을 잘 해나갈 수 있는 다른 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해요.


파랑, 새 전시 포스터

'파랑, 새' 전시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저와 양승국이라는 작가와의 2인 전이고, 원래는 서로 알고 있던 사이에요. 저는 그분의 작업을 전시장에서 많이 찾아봤었고, 그분도 전시장에 오는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대충 제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공간이 생겨서 전시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 작가분이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전시를 같이하게 됐는데. 자신이 키우는 반려조인 앵무새가 있는데. 이 앵무새를 구입을 한 게 아니었어요. 친구의 가게에 우연히 들어온 앵무새를 데리고 오면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인데, 그걸로 인해서 오히려 가족의 관계가 굉장히 많이 안 좋아졌고.. 이 동물을 키우는 게 단순히 그냥 밥만 주로 먹이고 이런 게 아니라 교감을 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계속 생각나는 것들. 동물을 키운다는 게 정말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그걸 전시로 하고 싶어 했었어요.

파랑이 저한테는 제 작업들이 색깔로 표현을 하자면 파란색이어서 그럼 파랑 작업을 같이해보자가 돼서. '파랑, 새'가 된 거죠. 파랑새라는 의미는 동화적인 요소가 있잖아요. 현실의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있는 것들, 우리의 행복 그 자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뭔가 예술가들이 이상향에 대해서 너무 높은 이상향을 가지다 보면 현실에 괴로움들이 있을 수 있는데, 주변의 것들을 잘 이용을 해서 자신만의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기에 그런 걸 같이 포괄해서 해보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잘 보시면 파랑하고 밑에 기호들이 있어요. 완전히 파랑새로 읽히는 게 파랑하고 새가 있는 건데 거기에 관계 부호 '/'도 있고' ,' 도 있고 '+'도 있기 때문에 전지 안에서는 더해지기도 하고 누군가가 먼저 나오기도 하고 이런 관계를 볼 수 있기에 전시장에서는 같이 되어있어요. 구역이 나누어져 있지 않고 작품들이 섞여 있어요.

작가님에게 파란색은 어떤 의미인지?

파란색은 사실 좋아하는 색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색이라기보다는 감각이 굉장히 빨리 닿는 색깔이거든요. 그 이유가 예전에 염색을 배우고 잠시 다닌 적이 있는데, 파란색은 굉장히 귀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연상태에서 얻을 수 없는 색깔이고 우리가 보는 동물들의 파란색들도 색깔이 파란색인 게 아니라 착시로 인해서 파란색, 빛의 굴절로 인해서 파란색으로 보인다는 사실이거든요.

일화 중에는 제가 염색하다가 손이 팔까지 염색이 들었는데, 그날 외부로 활동이 되게 많은 날이 있는, 그 상태로 돌아다니게 됐는데, 처음에는 이제 상태가 걱정스럽긴 했지만 그냥 다녔어요. 근데 사람들이 저한테 따뜻하게 포지션이나 제스처.. 소통이 더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어머 아가씨~ 하면서 이야기를 해준다거나, 이야기 나눠야 하는 업체에서 일하다 보면 자기의 이야기를 해주시는 거에 어떤 매개체가 되는 걸 느꼈거든요? 원래는 여성이기 때문에 몸에 대한 걸 가렸어야 했고 제 자신도 신체에 대한 수치스러운 게 있었는데 그런 게 바뀌게 되는 계기 전환이 되는 계기가 됐어요. 몸이 조금 더 당당해지고, 자유로워지고, 내 신체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구나라고 느낀 거죠. 그 이후로부터는 파란색이 제 주변에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감각하는 데에 있어서 다른 색깔들은 눈에 띄지 않았는데, 파란색이 눈에 띄는 걸 느꼈거든요. 어떤 경험에 있어서 저는 감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 감각에 수용체가 있다면 파란색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지 않을까요 어떤 경험에 의한.

그래서 정보들을 받아들이거나 무언가 인식하는데 있어서 색깔로 굳이 이야가하자면 파란색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파란색 같은 경우는 늘 주변에 있었고 그걸로 공간을 인식하거나 사람을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파란색이 자연스럽게 주제가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하는 작가 임폴_촬영 성예원

소개해 주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제가 이번 작업에 새롭게 한 작업들은 거치대에 있는 작업이랑 여기 벽면에 있는 작업인데

내 몸 안에 퍼져있는 감각들을 그려보자면 이런 모양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제가 파란색을 만났을 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런 식의 과정이지 않을까 해서 이런 드로잉을 했어요.

 

파랑이 가지고 있는 젊음, 새롭고 신선한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파랑의 의미 중에 하나로 갖고 있는 건 지나가는 색, 지나가는 바람 같은 느낌이 있거든요. 이거는 제가 지나가면 이미지가 바뀌어서 3초 뒤에 뭔가 물성이 움직이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런 파랑의 의미를 조금 설치로 보여주는 파랑이 보이지 않는 색깔일 수도 있잖아요.

 

 

파랑은 지나간다 <작가 임폴>

코로나로 인해서 오프라인 전시가 어려웠을 텐데, 그 준비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요?

코로나가 어떤 서로 간에 교류 자체를 단절시켰잖아요. 근데 그 단절의 모습이 투명한 유리창 같았거든요. 보이긴 해요 만질 수가 없어요 진짜. 누군가가 나한테 신호를 보내지만 보이기만 하고 와닿지 않는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저는 예술의 본질은 서로 말을 하면 파동이 전달해서 귀로도 듣고 감각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머리도 이해를 하지만 귀로도 들어오고 그 사람 냄새도 같이 섞여서 들어오고, 오감을 감각해야 하는데, 일정한 감각만 하고 있으니까 너무 답답한 거예요. 예술의 본질은 만나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고 하지만, 최대한 어떻게 해서든지 좀 더 가까이 만나고 싶어 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더 솔직한 모습으로 더 와닿고 싶어 하는 그 예술의 본성을 저는 이제 좀 더 맞닿고 싶었고. 큰 전시 시장이었으면 아마 불가했을 거예요. 작은 공간이고 또 오는 분들은 연락하셔서 예약해서 오시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시까지 가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온라인 전시 같은 거는 감각적인 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흘러가는 이미지밖에 되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서로 소통하려면 공간이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과거에 금호동 책방에서 작업을 하셨었는데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책방은 아시는 분의 지인이셨고, 지나가는 소리로 제안을 주셨을 때, 저는 책을 굉장히 많이 읽을 수 있는 저한테 휴가 같은 공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그곳에 전시를 하게 됐는데. 금호동은 가까이 살지만 제가 안 가는 장소 중에 하나였죠. 근데 그곳에 독립서점들이 꽤 있었어요. 그래서 전시했던 공간 말고 나머지 두 공간은 제가 가봤던 곳인데 전시했던 곳은 중고책을 파는 곳이었고 조금 더 안쪽 언덕에 있어서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방문을 했는데 그 공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되게 작은 공간이었지만 누군가의 생각들이 잘 보이는 공간이었어요. 그 안에 들어갔을 때 주머니에 들어간 것 같았는데 주머니는 사적인 물건들이 많이 들어가있잖아요. 그런 사적인 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었고. 그 공간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공간에 대해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달 동안 머무르면서 작업을 했었던 것 같아요.

성동구에서 작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공간들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성동구는 그냥 골목이 많은 공간? 골목이 많은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잠시 걷다 보면, 큰 대로에서는 상가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 도시 안에서 느껴지는 게 사람 사는 모습은 사실 느껴지기 힘들잖아요. 성동구에는 작은 골목이 많아서 저는 골목을 구석구석 다니곤 하는데 골목에서 보면 진짜 정말 너무 재미있어요. 그 사람을 일과도 보이고 말은 하진 않지만 물건으로 대화하는 것처럼 무언가가 나와있고 무언가가 자기식대로 만들어져있는 장식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런 삶의 모습들이 아파트에서는 외관이 다 똑같고 외부에 무언가를 설치하기 힘든데, 주택에서는 자신의 방식으로 그런 것들을 고쳐서 쓰거나. 그런 방식들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잘되어 있는.. 삶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저는 골목길이 주는 영감이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전 '사소한 치수 프로젝트 _ 읽기 곤란'을 보면서 책방이라는 공간을 잘 활용한 작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성동구라는 공간을 만약에 활용한다면 어떠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요?

성동구하면 젠트리피케이션이 먼저 떠오르거든요, 성수동도 사례가 있었고. 그래서 작은 공방은 책방이었지만. 제가 공간에 머무르면서 텍스트를 읽어간다라기보단 사람들을 만나고 오히려 텍스트로 인해서 압도당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읽기 곤란이라는 이름이 나온 거거든요. 그래서 성동구 자체도 사실 우리가 도시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렇게 읽기보다는 뭔가 삶의 공간에서 봤을 때에는 계속 새로운 무언가가 유입되어오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제 입장에서는 잡아놓고 이야기해 보고 싶은 공간이긴 해요. 왜냐하면 우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삶이 바뀌어 나가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빠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근데, 주거라는 공간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근데 제가 가까이 느끼는 게, 공간이기 때문에 그 공간을 잃어버리면 삶의 존재에도 되게 존재하는 사람에 대한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걸 자신이 스스로 나가는 것과 누군가에 의해서 밀려나는 것과 떠다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을 해서 성동에서 가지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을 잡아두고 이야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성동이라는 가지는 도시에 브랜드의 이미지보다는 개개인이 잘 사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공간의 정체성이 될 수 있겠다. 개인의 정체성이 곧 공간의 정체성이니까, 그렇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랍니다.

작가 임폴 소개

2020 파랑, 새

2019 사소한 치수 프로젝트 _ 가변크기

2019 사소한 치수 프로젝트 _ 읽기 곤란

등 다수

장소 협조_ 공간 서울 (충무 빌딩)

취재_ 안태현, 성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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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활성동#임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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